다들 호평이 자자한 스탠바이미2를 구입했지만, 기대가 컸던 만큼 실망도 컸습니다.
세세한 부분들이지만 LG 특유의 아쉬운 점들이 여전히 남아있어 정리해 보았습니다.
하드웨어의 아쉬운 점들
외부 단자 설계의 문제점
제품 양 사이드 스트랩 연결 부위에는 굳이 고무 마개를 씌워두면서, 정작 대부분이 사용하지 않는 상단 카메라 단자는 먼지 유입이 우려되는 위치임에도 그대로 노출되어 있습니다. 상단 한 가운데라서 가장 눈에 띄는 부분이기도 합니다.
USB-C 포트가 제품 옆에 위치해 케이블 결합 시 안정감이 부족합니다. 100W급 USB-C 케이블은 상당한 무게를 가지는데, 이 하중에 대한 고려가 없는 설계입니다. 90도 꺾인 케이블을 사용하면 안정감은 있지만 HDMI 단자와 간섭이 발생합니다.
기본 제공 케이블이라도 90도 꺾인 형태였다면 좋았을 것입니다.
충전 상태 표시의 불친절함
충전 시 배터리 잔량을 전원 버튼 옆 LED로 확인할 수 없습니다.
중국산 저가 가전제품도 LED 색상으로 배터리 잔량을 표시하는데, 스탠바이미2는 단지 충전 중과 충전 완료만 표시합니다.
더 근본적인 문제는 충전 시에만 LED가 표시된다는 점입니다.
배터리 제품이라면 기기가 켜져 있거나 전원이 연결된 상태에서는 항상 배터리 잔량을 표시해야 합니다.
또한 USB-C 충전 시 제품이 켜져 있으면 65W로, 꺼져 있으면 50W로 충전됩니다. 일반적으로 기기를 끄면 더 빨리 충전될 것으로 예상하지만 오히려 느려지며, 이에 대한 안내도 없고 완충 전까지는 몇 퍼센트 충전되었는지 알 수 없습니다.
소프트웨어의 한계들
음악 백그라운드 재생 불가
120만원이 넘는 스마트기기임에도 음악 백그라운드 재생이 불가능합니다.
브라우저로 유튜브 뮤직을 실행해도 홈 버튼을 누르면 재생이 중지됩니다.
처음에는 제가 백그라운드 재생 방법을 모르는거라 생각했습니다.
누구 방법 아시는 분 계실까요?
불친절한 배터리 잔량 표시
배터리 잔량을 확인하려면 항상 홈 화면으로 이동하거나 화면을 위에서 아래로 드래그해서 설정 화면을 열어야 합니다.
배터리가 생명인 제품인데, 최소한 화면 상단에 배터리 잔량을 상시 표시할 수 있는 옵션이 있어야 하지 않을까요?
여전히 느린 webOS
과거 LG 프로젝터 PF50KA를 사용하며 OS 속도에 경악했는데, webOS는 여전히 너무 느립니다.
메뉴 항목이 많지도 않고 시각적 효과가 있는 것도 아닌데 이상할 정도로 느립니다.
3-4만원짜리 TV스틱보다도 느린 반응속도는 20년 전 감압식 터치스크린을 다루는 느낌입니다.
완성도 낮은 무드메이커
화면보호기처럼 영상이나 사진을 띄워두는 무드메이커 기능이 있지만, 기본 내장 영상들의 완성도가 들쑥날쑥합니다.
특히 영상 반복 시점이 자연스럽지 않고 뚝뚝 끊어지는 것이 보입니다.
"물멍" 영상은 영상과 음악 모두 끊김이 너무 명백해 차라리 없는 편이 나았을 것 같습니다.
앱스토어는 제공하지만 스토리지는 비밀
앱스토어를 제공하면서도 사용 가능한 용량이나 남은 용량을 보여주는 메뉴가 없습니다.
제품 설명서에도 기기 스펙 표기가 없어, 해외 리뷰를 통해 8GB eMMC 스토리지임을 확인했습니다.
액세서리의 아쉬운 점들
혼자만 따로 노는 리모컨 버튼 배열
스탠바이미2는 판매 루트에 따라 모델2가지로 구분해두고 리모컨 까지 차별을 두고 있습니다.
왼쪽이 상위 모델에 들어가는 리모컨인데, 보시면 뒤로가기 (이전) 버튼이 방향키 위에 위치하고 있습니다.
제가 본 리모콘 중에서 뒤로가기 버튼이 네비게이션 위에 있는 리모컨은 지금까지 이 제품이 유일합니다.
가장 많이 사용하는 네비게이션 버튼도 가운데 어중간하게 있어서 조작하기 불편합니다.
이 설계에는 두 가지 가능성이 있습니다: 디자이너가 버튼을 성격별로 위아래 구분하려 했거나, 넷플릭스와의 제휴로 사용자가 실수로라도 넷플릭스를 쉽게 켜도록 전략적 배치를 했거나.. 차라리 후자였으면 좋겠습니다.
반쪽짜리 전용 스피커
20만원이 넘는 전용 스피커라면 스탠바이미의 배터리 잔량과 스피커의 배터리 잔량이 같이 표시되어야 합니다.
블루투스 프로토콜에 배터리 정보가 다 포함되어 있기 때문에 그냥 화면에 띄우기만 하면 되지만 그런게 없습니다.
배터리 충전 시 표시되느 LED 색깔도 서로 다릅니다.
또한 스탠바이미2 장착 시에도 여전히 USB 충전 케이블이 스탠드 뒤로 노출됩니다.
스탠바이미2는 스탠드 내에 케이블을 내장해 노출되지 않게 할 수는 없었을까요?
총평
독특한 제품을 제품화시켜 양산하는 게 LG의 장점인데, 늘 세세한 부분들이 LG 제품을 아쉽게 만듭니다.
더 아쉬운건 이런 점이 별로 개선되지 않는다는 것입니다.